이번 전시의 작품은 스마트폰을 보며 급변하는 자신의 감정 상태에 두려움과 이질감을 느껴 시작하였다. 현재 디지털 사회에서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통해 비대면 소통이 이루어지고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다. 특히 SNS를 통해 우리는 수많은 사람과 연결되고 비대면 관계를 형성할 수도 있다. 이러한 디지털 사회는 우리에게 많은 편의를 제공했지만, 동시에 ‘디지털 중독’이라는 부정적인 측면도 만들어냈다.
‘디지털 중독’이란 과한 시간을 온라인 활동에 쏟아부어 현실 세계에서의 대면 관계를 소홀히 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이는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인 간의 소통과 관계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며, 관계 구성원들이 각자의 디바이스에 몰두하고 있으면서 실제로 서로 대화하거나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결국 실제적 관계에 대한 가치를 상실하고 소통의 형태가 손상되는 상황까지 직면하게 된다.
나는 이러한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과 자아 성찰로부터 이 작업을 시작했으며, 한 가족의 일상 속 관계와 소통의 모순점을 2D 애니메이션 방식으로 제작하였다. 작품은 먼저 각각의 가족 구성원들이 개인적인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는 순간에 감정이 급변하는 상황을 보여준다. 시청하는 디지털 매체에 따라 변모하는 마음을 대상의 머리가 빠르게 바뀌는 모습으로 이를 나타내고, 이후 가족이 모여 식사하는 마지막 장면을 보여준다. 디지털 매체와 접촉하지 않은 무감정한 상태를 얼굴이 변하지 않는 것으로 표현하여 영상을 마무리하며, 이를 통해 디지털 시대의 아이러니함과 이질감을 표현하고자 했다.
결과적으로 전시를 통해 스스로가 점점 디지털 사회에 익숙해짐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에 대한 위기의식과 두려움을 보는 이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나아가 자아 성찰과 이후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삶의 방향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고자 하며, 관람객들이 관계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 환기하는 경험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