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시 명 : Living Things Grow
참 여 작 가 : 김소하, 김민석, woozi.p, 신도성
전시 일정 : 2023. 10. 17.(화) ~ 2023. 11. 4.(토)
전시 시간 : 10:00 - 19:00 (일, 월, 공휴일 휴관)
전시 장소 : 청문당 2, 3층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자란다. 그것이 성장의 의미이던, 죽음으로 다다르는 과정이든 관계없이 생명은 자라며 그 과정에서 다양한 순간들에 직면한다. 이번 전시를 완성하는 4인의 작가는 살아있는 것들의 탄생과 죽음 그리고 환경 속에서 더욱 선명하게 각인되는 그것들의 존재와 같은 각자 다른 이슈를 통해 하나의 이야기를 이어간다.
작가 우지의 공간에서 우리는 친근한 이미지의 동물을 다수 마주한다. 콜라주 된 동물들은 아크릴 액자를 벗어나 전시장의 공간 곳곳에 있다. 공통적인 점은 이 동물들이 존재하는 장소가 특정적으로 묘사되지 않았다는 점인데 대신 사탕, 도넛, 케이크, 젤리와 같은 알록달록한 디저트들과 함께하고 있는 모습이다. 우지 작가는 어린 시절 안정을 느꼈던 공간과 그 공간을 벗어나고 돌아오며 느끼는 모순적인 감정들을 동물에게 대입한다.
한편 작가 김민석의 회화는 이제 막 생명을 가진 듯 확장되고 변주되는 에너지의 덩어리로 가득하다. 그것들은 서로 얽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다가도 어느새 하나의 덩어리로 뭉쳐진다. 어떠한 재현적 이미지를 표방하기보다 캔버스 안에 응축된 에너지 그 자체로 자생하는 생물들이다. 작가의 손끝에서 비롯되는 색채와 붓질의 우연에 기인하여 탄생하지만 ‘낱말’이 될 만큼의 이름을 가지기에는 완벽하지 못하며 음절의 순간으로 전시장 속 세상 안에 머무는, 이를테면 불꽃처럼 강렬하게 존재하지만, 쉬이 사라질 수 있는 생명인 것이다.
3층에서 만나볼 수 있는 신도성 작가의 작업은 환경의 변화로 인한 자극으로 다시금 각인되는 생명의 존재들에 관하여 이야기한다. 최근 작가의 활동 반경은 도시를 벗어난 영주의 한 시골 마을로 변화되었다. 작가의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작업은 그의 주변 순간들을 포착함으로써 나는 지금, 여기에 확실하게 존재하고 있노라고 위로하는 듯하다. 그리고 자신의 불안으로 기인하였던 질문을 또다시 관람객에게 던지며 작업을 이어나간다. ‘알 수 없는 다양한 감각들을 바라보고 있는 당신의 시선은 무엇에 머물러 있는가?’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죽음을 맞이한다. 자란다는 것은 죽음에 다다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작가 김소하의 작업은 죽음과 생명, 상반되었지만 연결되어 있는 두 가지 관념을 함께 담아낸다. 작가의 작업은 ‘죽음 이후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 질문은 두려움에서 공허로, 곧이어 다시금 생명의 탄생을 각인하게 되는 단서로 이어지며 죽음과 생명, 생명과 죽음이 그러하듯 끝없는 서사를 만들어 간다.
글. 태병은